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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동쪽' 주제는 ‘팀셀’ 최근 넷플릭스에서 '에덴의 동쪽' 7부작을 보았다. 제목이 낮익은데? 중간에 졸기도 했지만 재미있고 길이가 적당해서 더 좋다. 재미있는 사실은 극본을 쓴 조이카잔은 제임스 딘이 출연한 영화 에덴의 동쪽의 감독인 엘리아 카잔의 손녀딸이라고 한다. 그리고 조이카잔의 아버지 (즉, 엘리아 카잔의 아들) 니콜라스 카잔인데 이분의 영화필모도 놀랍다. 이들 놀라운 3대의 사람들은 나중에 제대로 살펴보고 싶다. 일단 이번에 본 7부작으로 돌아가자!'제임스 딘'이 출연했던 1955년 영화. 그걸 드라마로 만들었나? 존 스타인벡의 원작소설도 이름이 같은 터라 이번 작품은 조금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런데 같은 제목의 이 작품들은 그 뿌리는 같으며 조금은 다르다. 조금 들여다보니 그 차..
9월로 들어서자 달라진 새벽공기를 느끼려 창문들을 열었다. 쌀쌀해진 아침공기에 카디건을 찾아 입고 다용도실로 들어가 문을 닫은 채 커피를 갈았다. 은주는 자는 남편과 아이를 깨우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다. 차가워진 공기에 커피 향이 더욱 진하게 전해졌다. 다른 날과 다르지 않은 커피를 들었지만 어떤 허들도 없는 것 같은 은주 자신의 일상 속 행복이 크게 느껴졌다. 커피잔을 내려놓으려고 다가선 싱크대 앞에서 다용도실 문 앞의 달력을 살폈다. 9월에 메모된 다섯 개의 일정들 중에 가장 진하게 쓰인 '동기모임'을 보며 남아 있는 커피를 마시고 잔을 싱크대에 내려놓았다. 점심을 마친 2시에 정화의 핸드폰이 울렸다. 모임에 대한 안내로는 2주나 앞선 다소 빠른 전송이었다. 우리의 본모습을 찾아! 9월 ..
작년 동창들과의 모임에 가던 날이었다. 예약된 병원 진료시간을 코앞에 두고 옷단장을 마친 은주의 머리에 갑자기 떠오른 병원진료가 떠올랐다. 바로 이틀 전 안내 메시지를 받았는데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은주는 다소 충격을 받아 멍한 채로 소파에 앉아버렸다. 잠시 후 심호흡을 한 후 허들을 뛰어넘을 태세를 갖추며 병원으로 전화를 걸었다."갑자기 아버지 간병이 필요하게 돼서요."라고 말하자 전화를 받은 병원의 여자는 놀란 탄성을 내지르며 힘내시라는 덕담까지 들려주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들먹인 것에 잠깐 죄책감이 들었다. 전화 속 그녀는 내게 어머니가 계시지 않아 맞닥뜨린 간병으로 이해하는 듯했다."얼마나 미루면 될까요?" 조심스레 묻는 그녀의 말투에 걱정 어린 진심이 묻어 나왔다." 네, 한 열흘정도..
삼촌은 오래전 심장질환으로 돌아가셨지만 부장은 은주에게 사유를 묻지 않았다. 며칠 전 성공적으로 마친 계약 건과 호평을 받은 은주의 시안이 그녀를 신임하는데 큰 몫을 했을 것이라 자신했다. 평소 은주는 결근이나 지각 조퇴가 거의 없었다. 말수가 적은 것도 부장이 신뢰하는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사 후 첫 해 가을, 회사 야유회 장소를 논의할 때였다. 영월을 들먹인 정 과장의 시끌벅적한 입담에 가장 반응이 적었던 부장이 은주와 눈이 마주쳤을 때 둘은 어색한 웃음을 공유했었다. 시끄러운 사람을 멀리하는 경향, 떠벌리는 사람들을 편치 않아 하는 기질들이 같을 거라는 막연한 느낌이 들었다. 끝내 정 과장의 주장을 사장은 수락했고 7시 반 회사 앞에 모인 사람들은 저마다의 알록달록한 등산복 차림으로 버스에 올..
은주의 주방 다용도실 문엔 대형 달력이 걸려있다. 달력 위엔 검은색 긴 고무줄에 감긴 모나미 볼펜도 걸려있다. 날짜들 밑에 적힌 내용들은 매우 다양했다. 날짜 밑에는 집안 대소사며 아이의 어린이집 일정, 어머니의 병원 날짜, 세금과 카드값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별표를 치거나 두세 겹 진하게 덧칠한 모임 날짜도 있었다. "부장님, 영월로 문상 가려고 조퇴하려는데요. 사촌 차편에 동행하려구요 " 처음 작정하고 한 거짓말은 직장 상사 강기혁 부장 앞에서였다. 부장은 돌아올 날만 묻더니, 어서 출발하라고 했다. 일이 마음 같지 않은 지 모니터 화면에 눈을 떼지 못하는 부장은 삼촌을 들먹일 여지를 주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준비한 여러 가지 핑계들은 은주의 머릿속에서 나올 채비를 하고 있었지만 필요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