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노모 살해 '집행유예 판결'로 생각해보는 '대한민국 사법부 권력'

지난해 재산 배분 문제로 90대 노모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형제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들의 폭행이 노모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2670

 

90대 노모 상해치사 혐의 형제 1심 무죄…‘학대’만 징역형 집행유예 | 중앙일보

지난해 재산 배분 문제로 90대 노모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형제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는 존속상해치사 및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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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 뉴스 하나가 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90대 노모가 재산 문제로 갈등을 빚던 두 아들에게 살해당한 사건이었다

노년의 어머니를 모셔야 할 두 아들이 오히려 가해자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담한데, 더 큰 논란은 그 뒤에 이어진 법원의 판결이었다.

형량이 너무 가볍다”, “상식과 동떨어졌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법이 왜 이렇게 약하냐.”

이러니 사법부를 믿을 수가 없다.” 이러한 시민의 감정은 우리나라 사법부의 판결에 꾸준히 제기되었었다.

이 분노는 단순히 한 사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비슷한 감정을 우리는 이미 여러 번 경험해 왔다.

 

보통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이런 사건은 너무나 단순하다.

늙고 힘없는 어머니재산을 둘러싼 탐욕그리고 끔찍한 범죄.

누가 봐도 중한 처벌이 내려질 것 같지만, 법원의 판단은 종종 우리의 직관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정상참작, 양형 기준, 여러 법리들이 등장하면서 형량은 우리가 기대한 수준보다 훨씬 낮아지곤 한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묻는다.

이게 정말 정의로운 판결인가?”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시민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거의 없다는 현실 때문이다. 판사를 견제할 방법이 거의 없는 나라!

 

한국 사법부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독립적이라는 점이다.

판사의 판결은 거의 신성불가침에 가깝고, 징계는 대부분 법원 내부에서 이뤄지고, 외부에서 잘못을 따져 묻는 장치는 사실상 없다.

억울한 판결을 받으면 항소나 상고를 할 수 있지만, 그것도 결국 또 다른 판사에게 판단을 맡기는 일일 뿐이다.

판사가 판사를 심사하는 구조.”

이 구조 속에서 일반 시민은 점점 무력감을 느낀다.

이번 존속살인 사건에 분노한 사람들 역시 결국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지?”

검찰은 강한데, 왜 신뢰는 낮을까? 여기에 또 하나의 축이 있다. 바로 검찰이다.

한국의 검찰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힐 만큼 막강한 권한을 가진 조직이다.

알려진 대로 수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 이 모든 것이 한 기관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센 조직은 검찰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권한은 막강한데, 국민 신뢰는 높지 않다.

 

이유는 단순하다.

강한 권력이 반드시 신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통제받지 않는 권력일수록 의심의 대상이 된다.

판사든 검찰이든 마찬가지다.

북유럽은 왜 다를까?

사법부 신뢰도가 높은 나라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같은 북유럽 국가들이다.

이 나라들에도 물론 판사가 있고 검사가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다.

 

바로 옴부즈만 제도다.

시민이 판결이나 수사 과정에서 부당함을 느끼면 독립된 기구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그 기구가 판사와 검사까지도 조사하고 감시한다.

한마디로, “판사도, 검사도 예외가 아니다”라는 원칙이 살아 있는 사회다.

 

 

왜 한국 사법부는 신뢰받기 어려운가 – 옴부즈만과 사법부 견제의 빈자리

최근 OECD 조사에서 한국의 사법부 신뢰도는 약 33%, OECD 평균(54%)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많은 사람들은 판결 하나하나의 문제를 이야기하지만, 사실 이 신뢰의 문제는 단순히 몇몇 판사의 판단이 아니라 제도 구조에서 비롯된다.

이번 뉴스를 보며 한국 사법부가 왜 견제받기 어려운 구조인지?

북유럽 국가들은 어떤 방식으로 사법부를 감시하는지?

옴부즈만제도가 왜 중요한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한국 사법부는 “매우 강한 권력”이다

다 아는 듯하지만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도 있다.

국제 비교 관점에서 보면 한국 사법부는 독립성과 권한이 매우 강한 편에 속한다. 우리는 매번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해 들어왔고 맹신해왔다. 그러나 사법부가 잘못판결한다면? 그들에게 어떻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사실은 판결에 대한 외부 개입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인사와 징계가 대부분 사법부 내부에서 결정하기 때문이다.

판결 내용에 대해 책임을 묻는 제도도 사실상 없는 것이다.

겉으로 보면 이상적 독립성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그 독립성이 견제받지 않는 독립성에 가깝다는 점이다.

그럼 전혀 없는건가? 하면 외견상 그건 아니다.

 

오마이뉴스- 사법권 독립' 망친, '사법부 독립'이란 허상 기사에서

2.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는 통로가 좁다

한국에서 판결이 부당하다고 느낄 때 시민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두 가지뿐이다.

첫째는 항소·상고 같은 상급심 절차를 밟는 것. 둘째는 아주 예외적인 재심이 따르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제도는 모두 같은 사법부 내부 절차라는 것이다.

판사의 잘못을 외부에서 독립적으로 조사하거나 책임을 묻는 구조는 거의 없다.

결국, “판결이 잘못되었을 때 책임을 묻는 시스템이 아니라

같은 조직 안에서 다시 판단하는 시스템에 가깝다.

 

3. 헌법재판소는 왜 대안이 될 수 없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가 대통령탄핵으로 귀에 익게 된 최상위의 판결조직 헌법재판소!

그래도 헌법재판소가 있지 않나?”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개별 판사의 판결을 상시적으로 감시하는 기관이 아니다.

 

헌재의 역할은 위헌법률심판, 헌법소원, 탄핵심판 등인 것이다. 느끼다시피 국가 차원의 중대한 헌법 문제를 다루는 것이지, 개인의 법적 판결에 대한 판사의 사실 판단, 양형 판단, 재판 진행 과정같은 같은 일상적 재판 문제를 교정하는 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아무리 강력해도

“개별 판사의 모든 판결을 견제하는 장치”가 될 수 없다.

 

4. 국민권익위원회는 사법부를 감시할 수 있을까?

또 하나 생각해볼 수 있는 단체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국민권익위원회가 있는데, 그게 옴부즈만 아닌가?”

https://www.acrc.go.kr/menu.es?mid=a10102020500

 

옴부즈만이란 | 옴부즈만 유형 | 고충민원 제도 | 정책·정보 : 「반부패 총괄기관」 국민권익위

「반부패 총괄기관」 국민권익위원회

www.acrc.go.kr

 

형식은 비슷하지만 본질은 다르다고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기본적으로 행정부를 감시하는 기관이다. 행정기관의 부당 행정, 공무원의 비리, 시민 고충 민원 처리에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법원의 판결, 판사의 행위, 재판 절차에 대해서는 사실상 권한이 없다.

그래서 국민권익위는 행정 옴부즈만이지사법 옴부즈만은 아닌 것이 되고만다.

 

5. 북유럽은 왜 사법부 신뢰가 높을까?

OECD 조사에서 사법부 신뢰도가 가장 높은 나라는 대체로 북유럽 국가들이다.

그 비결 중 하나가 바로 사법 옴부즈만(Judicial Ombudsman) 제도다.

 

옴부즈만이란 무엇인가?

옴부즈만(Ombudsman)은 스웨덴에서 시작된 제도로,

시민을 대신해 권력을 감시하는 독립 감찰관을 뜻한다.

북유럽의 사법 옴부즈만은 시민이 판사나 법원의 잘못을 신고하면 독립적으로 조사하고 필요하면 징계를 요구하거나 제도 개선을 권고할 수 있다고 한다.

, 판사도 예외 없이 감시 대상 이라는 원칙이 제도화되어 있다.

 

6. 한국과 북유럽의 결정적 차이

두 체제를 비교하면 이렇게 정리된다.

항목 한국 북유럽
사법부 권한 매우 강함 강함
외부감시 거의없음 매우강함
시민구제통로 좁음 다양함
판사징계 내부중심 외부독립기구
투명성 제한적 매우 높음

한마디로, 한국은 견제받지 않는 강한 사법부이고 북유럽은 견제받는 강한 사법부

의 차이다.

 

7. 판사 징계 제도의 현실

한국에도 판사 징계 제도는 존재한다. 하지만 누구나 느끼는 대로 현실은 매우 제한적이다. 징계 결정 주체가 대법원 산하 징계위원회라고하니 가능한 최고 징계는 정직이고 해임·파면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판결 내용 자체는 징계 대상 아닌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무리 문제가 있어도 대부분 경징계로 끝나는 구조다.

 

8. 결국 신뢰는 어디에서 오는가

흥미로운 점이 있다. 한국 사법부는 제도적으로 매우 독립적이지만 신뢰는 낮고,

북유럽 사법부는 외부 통제를 더 받지만 신뢰는 높다.

이는 중요한 사실을 보여준다. 신뢰는 권력이 강할수록생기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책임질 때 생긴다.

 

9. 앞으로 필요한 변화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 사법제도의 보완책으로 다음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 독립적인 사법 옴부즈만 제도 도입
  • 판사 징계 절차에 외부 인사 참여 확대
  • 시민이 쉽게 문제 제기할 통로 마련
  • 징계 수위의 현실화
  • 판결과 재판 과정의 투명성 강화

핵심은 하나일 것이다사법부의 독립성을 지키면서도 책임성을 함께 높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읽어보면 그럴 듯하다. 법전을 이룬 문장들간에 매우 합리적인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부모를 향해 자신의 금전적 이익을 위해 주먹을 휘두른 놈들에게 내려진 양형이 너무나 이해되지 않는 국민정서에는 반하는 판결이 아닐 수 없다.

재판부는 장씨 형제의 존속상해치사와 존속유기치사 혐의 모두를 인정하지 않았다. 첫째 아들이 A씨를 폭행해 상해가 발생했지만, 사망의 직접적은 원인으로 인정하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둘째 아들이 A씨를 방치 사망에 이르게 할 이유도 없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법적으로 증여에 대한 취소 방법이 없어 피해자가 막내아들에게 ‘재산을 피고인들에게 나눠줘라’는 취지로 얘기하길 바랐던 것 같다”며 “피해자가 생존해야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피고인들이 (뇌출혈을) 인식하고도 이를 방치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26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