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권력이 약화된 요즘 현대인들에게 사이비 종교는 매우 강렬한 호기심과 설득력으로 신흥종교의 자리를 넘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종교인 60퍼센트를 넘었다는 통계를 들었습니다. 비슷한 시기 빠니보틀의 유튜브 여행 중 이슬람문화권에서는 종교를 가지 지 않았다고 해도 부디스트라고 거짓말을 하는 편이 낫다는 경험담이 나옵니다. 거짓말을 할지언정 종교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무슬림들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일이라는 주의사항을 들으니 떠오르는 영화가 있습니다.
'호아킨' 또는 '와킨? 피닉스'가 주연한 마스터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속 그의 연기가 얼마나 강렬한지 영화를 보는 내내 침을 제대로 삼키지도 못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의 마르고 뒤틀린 등과 일그러진 얼굴 그리고 공허한 눈빛은 그 어느 누구도 따라 하기 힘든, 연기 아닌 그 자체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가 나의 최애배우 중 하나인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링컨역에 밀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지 못한 것은 슬픈 일이었습니다. 둘 다 주면 안 되는 거겠지요? 둘은 그만큼 상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여하튼 매우 아쉬운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히스레져를 젖혔느니 마느니했던 영화 '조커'로 2020년 남우주연상을 거머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겐 조커보다 마스터속의 연기가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자, 영화 마스터, 호아킨 피닉스 그리고 얼마전에 영화처럼 세상을 떠나 필립 시모어 호프만까지 기억해보려 합니다. 필립시모어 호프만 또한 정말 연기 너무 잘하지 않습니까? 그의 비루한 몸뚱어리(사실 비만이라 이 정도 표현은 뭐!)로 누드신을 찍은 그의 연기-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전에-에 고개가 절로 감탄의 도리질을 합니다.
여자 주연배우 에이미 아담스 또한 연기진짜 잘합니다. 그녀처럼 눈으로 많은 것을 연기하는 여자배우 흔치 않습니다. 녹터널 애니멀스에서 말없이 눈으로만 그 긴장감과 허망함을 얼마나 잘 표현해내던지! 호프만의 아들역으로 나오는 제시플레먼스도 못생겼지만 연기력에 빠지게 되는 면모가 있습니다. 브레이킹 배드나 블랙미러에서 참 인상적인 연기를 보았었습니다.
영화 마스터 개요
감독 : 폴 토마스 앤더슨
개봉 : 2012년 9월 미국, 2012년 7월 한국
주연배우 : 호아킨 피닉스, 필립 시모어 호프만, 에이미 아담스
줄거리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프레디 퀠(호아킨 피닉스)은 방황하며 백화점의 사진기사로 일하고, 자신이 제조한 술에 의존하며 살아갑니다. 타인과 적절하게 교류하며 살지 못하는 프레디는 자신이 흠모하는 여자에게 구애하지만 거절당하고 폭력적인 성격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술에 취해 유람선 파티에서 난동을 부린 프레디는 다음날 그 자리에서 만난 사이비 종교지도자 랭커스터(필립 시모어 호프먼)와 인연을 맺게 됩니다. 그 종교무리들은 배를 타고 살기도 이동하기도 합니다. 랭커스터는 인간 심리를 연구하는 ‘코즈’ 연합회의 지도자이며, 프레디는 그의 실험대상이자 조력자, 친구로서 그의 가족들과 어울려 지내게 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자신을 맏아들여준 고마움에서 이끌린 마음의 프레디는 랭커스터도 자신과 다르지 않은 불완전한 인간임을 깨닫고 의심하기도 합니다. 일부 강연장에서는 자신이 믿고 의지하는 랭커스터가 대답조차 잘 못하며 조롱당하는 모습을 보다 화를 참지 못해 조롱하는 자에게 폭력도 휘두릅니다. 랭커스터의 가족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모임에 균열이 갈까 전전긍긍합니다
.
랭카스터가 이끄는 코즈 무리가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코즈의 회원인 한 여자의 저택에 들어갑니다. 헬렌의 저택에서 랭커스터의 최면술인 프로세싱을 하던 중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랭커스터가 재단의 자금을 불법으로 유용한 혐의로 수갑을 차게 되자 프레디는 경찰에 대항합니다. 그 둘은 나란히 감방을 갇히게 됩니다. 프레디는 폐소 공포증으로 두려워 자신의 머리를 침대 선반에 박고 분을 못 참고 변기를 부숴버리는 등 자학적인 행동을 합니다. 이걸 지켜보면서 랭커스터가 지금 느끼는 폐소공포증의 기원을 사이비종교지도자답게 썰을 풀어갑니다. 프레디는 이제 자신의 우상인 랭커스터에 욕지거리를 날립니다. 다 꾸며낸 이야기라며 랭커스터가 있는 옆 철창에 분노를 표출합니다. 그러자 랭커스터는 프레디와 욕을 섞어 말싸움을 하다 널 좋아하는 건 나밖에 없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며 프레디를 잠재웁니다. 감방에서의 그 둘은 서로가 아끼고 의지하는 대상으로 보이는 말과 행동들을 나눕니다.
감방에서 돌아온 후 랭커스터는 프레디를 받아주고 프레디 세뇌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훈련이 장기간 지속되자 프레디는 현실 감각을 느끼지 않고 전생의 기억의 감각을 느끼는 척을 하기에 이릅니다. 무리의 일원인 척 하며 지내기 시작합니다. 랭카스터는 자신의 책을 광고하며 자신을 따르는 추종자들에게 여전히 사이비종교지도자다운 말로 그들을 현혹 또는 협박합니다. 그 장명을 보고 있는 프레디는 여전히 자신의 마스터를 찾은 시늉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프레디는 랭커스터, 딸, 사위와 황무지에서 '포인트 찍기'라는 게임을하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그들을 떠나 멀리 달려버립니다.
시간이 조금 흘러 그장에서 영화를 보는 프레디에게 랭커스터가 전화를 하여 영국으로 와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전합니다. 프레디와 마주하게 된 랭커스터는 프레디에게 원하는 대로 가라고 하며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대사를 말합니다. "마스터를 두지 않고 사는 방법을 발견한다면 어떤 마스터든 우리에게 알려주겠나, 사상 최초의 인물일 테니까."
소감
과학자를 조롱하며 한 목소리로 위협하는 랭카스터의 추종자 들의 광기와 거짓된 현실의 모습들! 여전히 어떤 믿음에도 도달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프레디의 마르고 구부정하며 기이한 행동들이 인상적인 영화 마스터.
들리는 말에는 이 영화가 톰 크루즈가 믿는 사이언 톨로지교를 빗댄 것이라고 하는데 잘은 모르겠습니다.
신흥종교란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말하는 종교학자도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은 마음의 위로를 찾는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을 잘 알고 공략하는 말재간이 좋은 사람들이 랭카스터같은 교주들이 될 겁니다.
종교는 과학의 발달로 그 위력이 적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의미를 찾고 의지할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단지 마음의 문제는 (자신의 영적인 이해) 과학의 해석으로는 여전히 미지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 대사 중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습니다.
인간이 갈망하는 대답에 필요한 그 하나! 사이비 종교의 기반이 되는 것은 되물어보게 만든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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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대로라면, 좋은 과학은 둘 이상의 의견을 고려하죠 아닌가요? 그래서 여러 데이터들을 모으는 게 그렇게나 중요한 거고요. 반면에 당신들에겐 한 가지 의지만 있어요. 그런 게 사이비 종교의 기반이 되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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