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덴젤워싱턴'의 영화 '로만 제이 이스라엘, 에스콰이어'

반응형

넷플에서 댄 길로이감독의 <로만 제이 이스라엘, 에스콰이어>를 보았습니다. 주인공이 덴젤워싱턴이면 일단 믿고 봅니다. 그의 인품이나 배우로서의 이력을 믿는 탓입니다. 최근에 본 테넷과 같이 이해 안 가는(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만큼 어렵다)영화 주인공이 덴젤 워싱턴의 아들이어서 더 보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영화시작에 컴퓨터화면의 타자글씨가 보이는데 내용은 본인이 원고이자 본인이 피고라는 사람의 형사소송 소장이 작성되는 화면이 조금 길게 나옵니다. 처음엔 일반적으로 영화의 시작부에 출연진이나 실화기반이라던가 하는 내용을 요약한 것으로 추측하며 주방을 오고 가는 바람에 잘 모르고 넘겼습니다. 생각보다 길기에 다시 되돌려 보았습니다.

 

넷플릭스

 

줄거리 요약

 

로만(덴절 워싱턴)은 대학시절부터 민권운동에 참가했고 졸업 후에는 그 시절의 동료와 함께 사회정의와 시민권을 수호하기 위한 인권변호에 헌신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와 뜻을 같이하는 동료와 사무실을 운영해가고 있습니다. 그 동료는 시작부터 심장마비로 병원입원으로 시작해서 장례식까지 얼굴이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법정영화에서 변호사라면 거대권력의 음모와 싸우기도 하고 그러는 과정에 위협을 받기도 혹은 매수되기도 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게 되지요. 그런데 이 영화는 로만의 거룩한? 사회정의의 신념이 생활고앞에서 무너지고 마는 사회적 부조리를 그려주고 있습니다.

 

로만은 마음이 통하는 동료와 일하지만 정확히는 그에게 고용된 신세고 주급은 500달러밖에 되지 않습니다. 로스앤젤레스의 빈민가에서 거주하며 주변공사장 소음에 시달리며 살고 있습니다. 인권변호에 헌신하다 보니 자신을 위한 삶이라곤 아무것도 없어 결혼도 연애도 할 여유가 없습니다. 철지난 낡은 코트를 입고 있으며 머리도 다듬지 못하고 도보만으로 이동하는 신세입니다. 땅콩크림만을 바른 샌드위치가 유일한 식사이며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게 유일한 낙인 사람입니다. 그런 신세에 비하면 머리가 비상하고 기억력이 어마해서 놀라게 됩니다. 법률가로서의 로만은 미국 법률의 모순을 예리하게 공박하며 시민권을 실질적이고 광범위하게 보장할 연방법원 청원을 준비하기 위한 자료수집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초반에 거론된 동업자는 심장마비로 죽고 법률사무소는 대형 로펌에 매각됩니다. 이로써 로만은 실업자가 되고 본격적인 생활고에 시달리게 됩니다. 수십년 동안 시민들의 인권을 수호하기 위한 법률적 지원을 해왔지만, 로만의 생활고를 해결할 수 있는 인적·사회적 네트워크는 부재합니다. 이력서를 돌리며 자신과 뜻을 같이할 시민단체를 찾아가 상근변호사로 채용해 달라 부탁합니다. 자신이 법을 잘 아니 법률지원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 어 보겠다고 설득하지만 어디 하나 받아 주는 곳이 없습니다. 그러던 중 한 단체의 대표인 마야(카먼 이조고)는 여기서 일하는 상근자는 모두 자원봉사자라며 유급 채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해줍니다.

마야는 그래도 로먼을 위해 자리하나를 마련해 짧은 강의를 통해 로먼이 관여하게 해보지만 오히려 청중의 비난-변호사들이란 모두 저따위-을 들은 그는 큰 낙담을 하게됩니다.

 

법률사무소를 인수한 대형 로펌의 대표변호사인 조지(콜린 패럴)는 로먼의 뛰어난 기억력을 활용하려 그를 사무실에 들입니다. 그리고 한 형사사건을 로만에게 의뢰합니다. 로만은 슈퍼마켓 강도살인사건의 피의자를 변호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총기살인을 한 또 다른 공범의 소재지를 알게 됩니다. 그런데 일반시민의 언어공격을 당한 뒤 낙담한 그가 생활고의 절망에서 들여다본 유혹은 어마했습니다. 피해자와 인척관계에 있는 아르메니아인 협회에서는 범인의 소재지를 제보하면 1010만 달러의 사례금을 주겠다는 광고를 지역언론에 배포했던 것입니다. 이를 보고 로만은 변호사의 윤리(비밀엄수의 의무)와 양심을 팔고 범인의 소재지를 알려준 대가로 1010만 달러를 현금으로 받게 됩니다.. 이때 마음이 조마조마해지는 것은 어쩔 수도 없고 매우 안타깝게 됩니다..

 

마야를 비싼 레스토랑으로 데려간 그는 순수한 신념보다는 생활고가 더 절박하다는 말로 자신의 변화를 정당화합니다. 돌변한 그에게 어리둥절한 마야입니다. 로먼은 시야가 멋진 호화 아파트로 집구경을 하자마자 이사를 합니다. 사철 입던 낡은 코트도 벗어제끼고 대형로펌의 간부들처럼 옷도 빼입습니다. 때마침 조지(콜린 패럴)는 그를 신사업 부문 팀장으로 임명합니다. 로먼이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만 처음 원고와 피고가 같은 형사소송장을 본 저에겐 더 두려운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 자리에 앉은 로먼의 옷과 뷰가 좋은 집의 구매의 돈, 출처를 알고 있으니까요.

 

조지는 본격적으로 로먼에게 일을 맡기는데 로펌의 첫 형사사건 의뢰인이 끔찍하게도 그가 제보한 살인범이었습니다. 구치소로 향하는 길에 의뢰인의 이름을 들은 로먼은 굳어버립니다. 변론을 위해 구치소에서 만난 피의자는 이미 로먼을 알고 있고 로먼은 눈을 마주치지도 못합니다. 의뢰인은 안내를 마친 조지가 방을 나간 뒤 썩은 미소를 지으며 로만을 거세게 몰아붙입니다. “네가 한 일을 나는 모두 알고 있다.”

 

 

식은땀을 흘리며 정신이 무너진 로만은 잠시 망설이다 결심합니다. 자신이 받은 돈을 되돌려주고,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에 자수할 것을 결심하며, 그런 자신을 피고로 하는 형사소송 소장을 그 자신이 원고가 되어 작성하게 됩니다. 영화의 끝에서 로만은 살인범의 동료에게 살해당하고 맙니다. 조지가 그 살해범을 직감하며 뒤쫓지만 늦습니다.

 

소감

 

덴젤 워싱턴의 연기는 완벽했습니다. 아직도 사회의 법과 시스템에서 소외된 개인들의 삶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 볼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시민단체에 모여 로먼의 강의를 들으려던 사람들의 변호사에 대한 적개심과 공격에서 최근 우리나라의 의사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불만과 선입견을 떠올리게 됩니다.

 

또한 자신을 스스로 고발하는 로먼의 양심과 행동에 이 영화의 깊은 울림이 있습니다. 그를 지켜보며 대형로펌의 실익을 위해 적당히 타협하고 중재하며 로먼을 지켜보는 조지(콜린 패럴)의 내면도 매우 궁금하고 그의 입장이나 일의 방법들이 조금 더 보였더라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분량이 다소 작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킬링디어만큼은 아니라도 이니셰린의 밴시에서처럼 주조연으로 더 많은 분량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콜린 패럴 -나무위키

 

 

연기에서는 나무랄데 없는 덴젤워싱턴을 보며 연기를 위해서 구부정하기도 하지만 세월을 이기지 못한 그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젊어서 그의 얼굴은 흑인의 가장 아름다운 미남을 보여줬었는데 말이죠. 

그러나 여전히 중후하고 강직하며 깊은 내면의 눈빛은 정말 대단하고 멋진 것 같습니다.

나무위키

 

주제와 내용도 모두 좋았던 이 영화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