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슴 먹먹하고 아름다운 영화, 그리고 브래드 피트의 연기를 다시 한번 확인한 영화 애드 아스트라를 보았습니다. SF영화를 좋아하여 그래비티를 두 번이나 극장에서 보았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어문각 출판사의 SF동화를 읽고 밤새 우주에서 헤매는 꿈(까만 우주 속에 널판지 우주선을 타고 떠다니는)을 꾸었던 제게, 이 영화 그 어느 SF보다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요
1. 감독 : 제임스 그레이
2. 개봉연도 : 2019년
3. 주연 : 브래드 피트 , 토미리 존스
제목의 뜻
검색해보니 ad 가 향하여, astra가 별.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하여' 라는 뜻이라 합니다. 즉 별을 향하여라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역경을 헤치고라는 뜻은 영화적 의미를 담아 덧붙인 해석인 듯합니다.
줄거리
초고도 대기권에서 일하는 로이 맥브라이드 소령(브래드 피트)은 타워 중간에 고장 난 로봇 팔을 점검하러 내려갑니다. 그러던 중 거대한 파장기운이 몰아오며 스파크가 튀며 사방팔방에서 폭발이 일어나게 됩니다. 아수라장 속에서 로이는 표정의 변화 없이 침착하게 전류차단문제를 해결하는 듯 보이다가 또 다른 폭발로 추락합니다. 의식을 찾아 낙하산을 펴고 무사히 착륙하면서 의식이 찾아올 때 아내와 다정했던 장면들이 교차하며 눈을 뜨게 됩니다.
병상에서 TV 뉴스를 통해 전자기파 장애를 불러일으키는 주기적인 '서지 현상'으로 인류가 재난에 빠졌음을 알게 됩니다. 회복 후 사령부의 1급 기밀 호출에 출석하여 미션을 하달받으며 별을 향한 여정이 시작됩니다.
자신이 직접 목도한 안테나 사고가 서지 현상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사령부는 지적 생명체의 가능성을 찾아 탐사를 떠난 로이의 아버지 클리포드 박사가 해왕성에서 30년 가까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해줍니다. 지구자기장에 영향을 미친 서지가 로이 아버지 클리포드의 탐사선 '리마 프로젝트'에서 발생해 지구까지 오면서 증폭되어 피해를 주고 있는 것 같다고 알려줍니다. 그러니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버지를 찾고 지구의 멸망을 막기 위해 서지를 막으라는 명령을 받고 달을 거쳐 화성으로 가라 명령받습니다.
이 부분에서 3030년 전 지구를 떠난 로이의 아버지가 우주 어딘가(해왕성)에 살아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이제껏 보았던 수많은 공상과학 영화에서도 쉽지 않은 과학발전이 전제되어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달로 여행객처럼 이동하는 부분에서 전문가들의 많은 지적을 받는 오류라고 하던데 마치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를 찾아가는 장면과 크게 다르지 않게 묘사됩니다.
달의 여행객으로 위장하여 달에 도착한 뒤, 다른 로켓으로 환승하고 화성기지에 도착하여 아버지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낼 것 등 모든 것이 일급기밀로 절대 발설하지 말 것을 지시받습니다. 로이는 방으로 돌아가 30년 전 아버지가 지구를 떠나기 전 보냈던 메시지를 한 번 더 읽어봅니다. 달에서의 월면차와 해적선과 같은 이들의 추격씬은 마치 우리나라 공상과학 영화 고요의 바다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허술하게 국가적 지구적 업무를 지닌 자에게 란 의구심이 들지만 검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추격 씬은 나름 긴장감을 가져옵니다.
이 과정으로 아버지의 옛 동료는 동행을 멈추게 되고 그는 사령부가 모르게 비밀통신이 담긴 수첩을 로이에게 건넵니다.
로이는 프루잇을 뒤로하고 화성행 우주선에 탑승합니다. 우주선에서 로이는 비밀수첩 속에 아버지의 고의적인 통신장치 훼손에 대해 알게 됩니다.. 그리고 클리포드의 정신이상이 의심되므로 만일 로이를 통한 화성에서의 교신결과가 성공적이지 않을 경우 클리포드를 제거해야 한다는 우주사령부의 지령이 담겨있었습니다.
로이의 마음이 복잡할 수밖에 없습니다.
항해 도중 노르웨이 소속 생명연구용 정거장으로부터 조난신호를 접수하게 됩니다. 로이는 임무가 우선이니 조난신호를 무시하고 계속 항행할 것을 요구하지만 태너는 우주조약에 따라 구조신호에 응답할 의무가 있고, 임무를 이유로 이를 무시하려면 우주선의 지휘권은 자신에게 있으니 임무의 내용을 밝히라며 거부합니다. 당연히 임무를 밝힐 수 없는 로이는 결국 구조를 동의합니다. 태너는 부조종사를 지명해 정거장에 진입하려고 하지만 부조종사가 두려워하는 것을 눈치챈 로이는 자원하여 태너와 같이 노르웨이 정거장에 진입합니다.
이들은 로이의 아버지를 영웅으로 간주하고 존경심을 가지고 로이를 대해보려 하지만 노르웨이 정거장에서 개코원숭이의 공격을 당하며 이들은 죽음에 봉착합니다.
로이만 민첩함으로 살아남고 로이는 선장의 시신을 우주로 내보냅니다. 부선장이 선장 자리를 이어받고 다시 화성으로 떠납니다.
화성에 도착한 로이는 기지 관리소장 를 만나고, 녹음실에서 아버지에게 전송할 대본으로 된 편지를 읽어 봅니다. 무응답에 지친 로이가 마지막에 감정을 섞은 호소를 보내자 드디어 리마 프로젝트에서 반응이 옵니다.
그러나 감정을 보인 로이를 작전에서 배제하려는 지구 쪽에서 복귀를 명령합니다. 이 부분에서 울컥합니다. 수시로 감정의 동요를 체크하는 것이 우주인의 소양에 큰 관건일 수 있다고 해도 죽었다고 생각한 아버지를 만나는 로이에게 이 무순 해괴한 명령이란 말인가 싶은 겁니다.
분노에 싸인 로이가 관리소장과 대화를 하면서 아버지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됩니다. 아버지 클리포드는 프로젝트를 그만두고 지구로 돌아가자는 사람들과 갈등을 빚어 그들을 격리하고 생명유지장치를 해제시킴으로써 동료들을 살해한 것이었습니다. 로이는 큰 충격을 받습니다. 이 부분에서 로이의 아버지 토미리 존스가 거의 광적인 우주과학자로 나옵니다. 그의 거친 주름진 얼굴이 아주 매정하게 보입니다. 평소 눈웃음이 코믹하게 여겨졌던 것과는 판이합니다. 관리소장은. 자신의 부모가 로이 아버지 때문에 살해되었음을 말해주며 동시에 리마 프로젝트에서 일어나는 써지 현상을 막기 위해 로이의 아버지가 탄 연구선을 핵무기로 폭파시킬 예정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관리소장의 도움을 받아 로이는 해왕성으로 향하는 우주선에 잠입합니다. 이 부분에서 본겨적인 무단 침입으로 로이의 항해는 위기에 놓이고 간신히 혼자 살아남아 아버지를 향하며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아버지와 다를 바 없이 아내를 외롭게 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우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 부분을 연기하는 브래드 피트의 허망한 눈빛과 처진 눈썹은 다른 누구도 대신하지 못할 것 같은 대단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해왕성에서 아버지 클리포드는 살아있었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아들을 만난 기쁨도 없는 아버지의 모습에 의아합니다. 그는 제정신이 아닌 것입니다.
클리포드는 정말 오랜만에 만난 아들에게 우주 연구를 하는 내내 집 생각 가족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고 매정하게 말합니다. 그 말에 로이는 그럼에도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완곡한 태도와 행동에 이들은 지구로 귀환할 수 없었고 우주로 떠나간 아버지를 뒤로하고 다시 혼자가 됩니다. 자신이 지구로 귀환하지 못할 것을 대비해 아버지의 자료를 찾기 위해 아버지의 우주선을 찾아주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시간이 흘러 지구에 귀환하여 눈을 뜨는 로이를 비춰주며 영화는 말미에 이릅니다. 로이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미소로 태양빛에 미소로 화답합니다. 그마저도 아주 희미했던 미소로 기억됩니다.
소감
로이하나의 얼굴 표정에 영화의 절반이상을 배려한 영화 아주 감동적입니다. 브래드 피트가 잘생겼다고 생각한 적은 적으나 40대 중반을 넘긴 그가 중후한 매력으로 젊어서보다 꽤 멋져진 배우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다른 어느 때보다 연기력이 돋보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수에 젖은 얼굴 표정이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습니다.
영화 속에 비친 과학의 배경은 과학적 지식이 전혀 없이라면 상상력 하나만으로도 문제없겠지만 일부는 좀 의아하며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실제로 달에 그렇게 관을 통하듯 이동하는 것이 가능할지, 화성을 중간지로 해서 해왕성에 이르는 동안 토성이나 목성을 그렇게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건지? 세월의 변화 없이 그 먼 곳을 왕복할 수 있는 기술이 지금의 과학기술을 토대로 상상 가능한 건지? 의구심과 호기심을 가지면서도 인간의 내면을 그린 SF영화로는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의 내면에 이르는 길과 그 긴 우주의 여정은 같은 게 아닐까?라는 모호한 생각도 깃들었습니다.
아주 좋았습니다. 올해 본 영화 중에 최고!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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