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자 기사에 놀랐었습니다. 선진국들이라는 선입견, 한 때 세상을 제패했던 유럽의 곳곳이 50도에 육박하는 날씨를 보였다는 뉴스말입니다. 스페인의 남부는 46도에 이른다고 하여 귀를 의심했습니다. 스페인 남부를 여행할 때 겨울이었고 세비야의 낮 온도가 15,6도라 참 좋다 그러나 여름엔 조금 덥겠다 정도지만 그 강렬한 햇빛덕에 사람들은 인생을 아주 낙천적으로 받아들일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다시 가서 머무르고 싶은 나라도 스페인이 1위라 여겼습니다.
46도! 기가막힙니다. 로마까지도 우리나라 백두산과 같은 위도니 더워도 한 낮일 뿐이라 여긴 유럽의 날씨가 심상치 않습니다. 알려진 대로 유럽의 에어컨 보급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매우 다릅니다.
일단 유럽의 에어컨 보급률을 알아보았습니다.
유럽의 에어컨 보급률
유럽 전체: 2023년 기준으로 약 19%, 2022년 기준으로도 19% 내외. 2000년에는 10% 수준이었으나 최근 폭염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최근 보도로는 20퍼센트라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몇년 전부터 심심치 않게 뜨거워진 유럽의 특이한 날씨가 문제였겠죠.
나라별로 보면 더 상상이외입니다.
독일: 3~5% 수준.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이 매우 낮은 대표적 국가입니다. 하기애 프랑스나 스페인보다 훨씬 위니까요.
프랑스: 3~5% 수준. 최근 올림픽 준비 등으로 수요가 늘고 있으나 여전히 낮은 편입니다. 웬만한 파리 시내 호텔에 에어컨이 없습니다. 앞으로 여름에 시원한 맛의 파리는 상상하기 힘들겠습니다. 여름 파리는 특별한 며칠 빼고는 아침이 서늘하기까지 한데 말이죠. 얼마 전 우리나라 신문에는 파리시내에서 선풍기를 들고 걸어가는 남자의 사진이 실렸습니다. 이참에 우리나라 손선풍기 수출업체는 재미 좀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목에 거는 제품들도 대박이 나겠군요.
영국: 3% 내외. 전통적으로 냉방 수요가 적었던 국가로, 보급률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합니다. 당연히 위도를 생각하면 그럴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구체적 수치는 확인되지 않으나, 남부 유럽 국가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추정됩니다. 1990년 5%에서 2040년 5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여름은 매우 뜨겁지만 건조함 때문에 그늘은 견딜만하니 뭐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45,6도를 넘는 온도에 그늘이고 뭐고 참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들이 사랑하는 길거리 테이블옆엔 물뿌리개형 선풍기로도 감당이 안될 것 같습니다.
스페인: 1990년 5%에서 2040년 5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 최근 몇 년 사이 폭염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스페인은 가장 빠르게 늘고 있을 거란 생각이 됩니다.
정리해 보면 유럽 전체적으로는 5~19% 수준이며, 독일·프랑스·영국 등 중부 및 북부 국가는 3~5%에 불과합니다.
위도상 문제로 남부 유럽(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여전히 선진국 평균(미국·한국 90% 이상)에 크게 못 미칩니다. 세계에서 에어컨 보급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미국일본 우리나라라고 알고 있습니다.
최근 폭염으로 인해 보급률이 빠르게 오르고 있으나, 높은 전기요금, 환경 규제, 전통적 기후 인식 등이 보급 확대를 제한하는 주요 요인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유럽 에어컨 보급률은 2000년 10%에서 지난해 19%로 증가했고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런데 위도가 높아 우리처럼 덥고 습하지 않은(아 습도만 없어도!!!) 유럽의 에어컨 보급률은 말처럼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 유럽의 에어컨 보급률은 왜 쉽지 않을까요?
마드리드에서 놀라운 광경을 본 적이 있는데요. 시내 중심부 곰발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동상을 찾아가던 중에 한 건물의 수리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놀랍게도 마치 동물의 가죽만 벗겨 걸어놓은 듯 건물의 외부 돌들을 다 그대로 두고 내부만 완전히 부숴 놓은 건설 현장을 보고 그들이 자신들의 건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머물렀던 집도 200년이 넘어 계단의 나무가 패어 있었구요.
그런데 이런 건물 유럽의 대부분의 건물에 에어컨은 어떻게 달 수 있을까요?
유럽 건물의 에어컨 설치방법
유럽의 역사적·오래된 건물은 외벽 훼손, 미관, 규제 등으로 인해 에어컨 실외기 설치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대안적 설치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고 합니다.
1. 지붕 또는 다락방 활용
실외기를 외벽이 아닌 지붕, 다락방, 옥상 등에 설치하면 외관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전용 고정장치(클로, 브라켓 등)를 사용해 진동과 소음을 줄이고, 배수관은 별도로 처리합니다.
이 방식은 유럽의 구시가지, 테넌트 하우스, 공동주택 등에서 많이 활용됩니다.
2. 발코니, 창문, 실내 설치
발코니, 창문 턱, 실내(차고 등) 설치도 대안입니다.
발코니나 창문에 실외기를 올려두고, 배관은 창문 틈이나 별도 패널을 통해 빼내는 방식이 있습니다.
실내(차고 등)에 설치할 경우 반드시 환기를 위한 별도 통풍구를 마련해야 하며, 실내 온도 상승에 유의해야 합니다.
십 년 전에 스페인의 론다에서 이런 에어컨을 본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 엘지 상품이어서 사진에 남겼었습니다.
그러나 이 건물이야 뭐 그저 그런 일반인의 주택이엇지만 세비야 오렌지 성당 같은 유구한 저 건물들엔 어떻게 할 것인지 정말 상상하기 힘듭니다. 우리처럼 아파트에 구멍을 쉽게 뚫을 수 없을 테니 말이죠..
투우의 시초라는 론다는 매우 이색적인 지형으로 한국관광객이 제일 많은 동네였는데 어떤 기념품 가게에 한글만 빠져 기분이 상한 적이 있습니다.
저걸 들여다보던 다리 위 새벽에 늘어섰던 사람들이 모두 한국인들로 보였는데 말이죠! 얘기가 다른 데로 흘러갔습니다. (흥분 ㅎㅎㅎ)
그럼 건무들 대부분이 문화재로 그들이 아끼는 오랜 건축물들을 보존하는 방법들도 있을까요?
3. 특수 브라켓 및 무타공 설치
벽에 구멍을 뚫지 않고 특수 브라켓이나 스탠딩 프레임을 이용해 실외기를 세워 설치하는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예상컨데 요즘 거실 티비설치처럼 뭔가 거치대 없이 다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창문에 맞춤 패널을 끼워 배관만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벽체 훼손 없이 설치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 방법은 임대주택, 문화재 등 구조 변경이 어려운 건물에서 각광받고 있다고 합니다. 남의 나라일이지만 그들의 역사적 건물 사랑을 지지합니다.
4. '인비저블' 실외기 및 디자인형 제품
이탈리아 등지에서는 인비저블(숨김형) 실외기를 개발해 외관에 노출되지 않도록 설치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로마의 고대 건물에 설치된 'ELFO invisible' 시스템은 외부에서 실외기가 보이지 않게 설계되어 미관과 규제를 모두 만족시킵니다.
https://trends.archiexpo.com/tekno-point-italia-srl/project-63867-270473.html
Historic center of Rome - ELFO invisible air-to-air air conditioner by Diego BiasinArchiExpo
ELFO is the air-cooled invisible air conditioner that protects the facades of buildings because it does require external installation. Particularly suitable in historical centers (but in general where there are problems of outdoor installation) ELFO also i
trends.archiexpo.com
그런데 이런 역사지구에 다는 장치가 일반인의 집에 달기란 쉽지 않은 경제적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5. 기타 대체 냉방 솔루션
건물 훼손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이동식 에어컨(포터블 AC), 천장형·창문형 에어컨 등도 대안입니다.
다만, 냉방 효율이나 소음, 배수 문제 등은 사전에 검토가 필요합니다.
기타 냉방 솔루션으로는 우리나라 다양한 개별 상품들이 그들에게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 시국에도 불티나게 팔렸던 우리나라 마스크업체들처럼 이번에도 우리나라 손 선풍기나 아이스 넥밴드가 나설 차례인가봅니다.
세상은 누군가 힘들 때 한쪽에선 이득을 보는 사람들도 있는 게 이치인가 봅니다. 이 제품들을 만드는 회사들에게 무더위 소식은 반가운 일일 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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