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노동
토요일저녁 조문을 가서 식사를 함께하던 후배가 자신의 어머니연배인 내가 해외여행을 직접 계획하는 것을 멋지다고 추켜세웠습니다. 여럿 있는 자리에서 조금 부끄럽지만 내 또래의 사람들에게 에어비앤비의 활용이나 스카이스캐너나 하는 것은 낯선 것이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이런 이야기도 해주고 싶었습니다. 빅테이터를 남기는 모든 자발적 예약은 결국 그림자 노동임을! 말입니다.
'그림자노동'라는 말은 저널리스트로 글을 써오던 크레이크 멤버라는 사람이 현대인의 대가 없이 추가되는 노동에 대해서 비판하고자 다시 사용한 용어입니다. 그러나 원 창시자? 는 오스트리아 철학자 이반일리치입니다. 그는 가사노동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1800년대 초 이 단어를 만들어 사용하였습니다.
현대 들어서는 주부의 노동외에도 이렇게 의식 없이 행해지는 그림자 노동의 사례가 생활전반에 녹아 있습니다. 이전에 카카오택시를 부르는 앱을 사용하지 못해 후배에게 택시값을 지불하게 해서 미안하고 겸연쩍은 적이 있습니다. 그림자 노동이 아무렇지 않고 편리한 젊은 세대들에게 배우지 않고 익히지 않아 꼰대가 되거나 어른 노릇을 못할 때 참으로 세대 간의 격차와 소외감을 느낍니다.
이제 '모든 문명의 토대는빈둥거림' 이라 말한 사람의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죽을 때까지 배우고 익히지 않으면 안 되는 빠른 세상이 되었으니까 말입니다.
그림자 노동!
노동의 문제를 생각해 보고 제도를 개선하고 사회 구성원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아마도 노동자 편에 서서 권리를 찾아주고 정부정책을 제안하는 일을 하는 단체일 겁니다.
수명이 길어진 탓에 백 년 노동시대라고 합니다.
우리가 하챦게 생각했던 그 단어 노동에 대해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면 함께 되짚어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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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부분의 매장은 그림자 노동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체가 기계에 의해 운영되는 것은 아닌 식당마저도 '셀프서비스'라는 이름의 그림자 노동이 한 부분 차지 합니다. 오히려 '셀프서비스'라는 허울 좋은 이름은 노동이란 얼굴을 가리고 '마음껏!'이라는 색을 덧칠해 놓은 셈인지도 모릅니다.
노동의 진가와 가치를 알아보고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사회를 위한 노력의 시작으로 노동에 대한 공부를 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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