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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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쉴 곳이 하나 줄었다!

최근 인근에 이십여 년째 단골이던 서점이 문을 닫았다. 늘 막연히 버텨줄 거라 생각한 서점이 문을 닫으니 몇 년간의 썰렁한 모습들이 회상되며 씁쓸했다. 생각해 보면 이십여 년 전에는 많은 사람으로 북적이기도 했고 만남의 눈길에 가벼운 인사도 나누는 이웃들이 있었다.

 

이 모습은 십년전을 전후해서 매우 달라진 기억이 있다. 서점은 비어 가고 있었다. 그랬다. 

광화문 교보문고를 흉내낸 독서코너!  인조 나무밑에 열명 정도 앉을 수 있었던 책상에 돋보기를 꺼내 들기 시작하던 나의 나잇대와 사람수의 감소 시기가 일치한다.

 

그즈음부터는 문학작품코너는 아예 아무도 없고, 방송을 탄 베스트셀러 앞에 어쩌다 어른 한 명. 대부분은 아이 선물로 사주는 동화책이나 중고등학생의 참고서 코너에나 사람이 보였지만 그것도 매우 뜨문뜨문이었다.

 

영업이익이 염려되던 시점부터 사람의 모습은 점점 더 확연하게 줄기 시작하더니 결국엔 도저히 유지가 불가능했나 싶다. 젊은 운영자나 낯이 익어 목례를 가볍게 하던 직원들이 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질 즈음 사람은 더더욱 보이지 않게 된 것 같다.

 

한쪽의 문구점에나 재잘거리며 이것저것 고르는 몇 명의 아이들 소리가 간간이 맥을 유지해 왔다.

 

그러더니 도저히 버티지 못한 모양이다.

 

전자책뿐 아니라 책 대신 볼 것도 많고 책이 아니어도 정보를 얻을 수많은 경로가 생겼으니 서점은 내 단골집처럼 이제 그 명을 다해가는 것은 아니가 싶었다. 씁쓸하고 안타까웠다. 그리고 구체적인 현상을 알고 싶어 서울의 서점의 동향을 알아보았다. 의외로 쉬웠다.

 

https://www.data.go.kr/data/15084328/fileData.do?recommendDataYn=Y 

 

서울특별시_책방(서점) 현황정보_20220105

서울특별시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500여개 책방(서점) 현황 정보입니다. 책방(서점)의 위치와 주소, 전화번호, 홈페이지, SNS 정보를 제공합니다.

www.data.go.kr

서울특별시 서점 현황이라는 사이트가 존재하고 있었고 목록에는 없어진 서점이 아직은 살아있었다. 곧바로 데이터가 업그레이드되는 것은 아니겠지. 아마도 일 년에 한 번씩이지 않을까? 화면을 내려가다 보니 올해 23년 6월 5일 수정했다고 한다. 

 

검색해서 찾아보니 연번으로 뜨는 서울의 서점개수는 없어진 엘지문고를 포함하여 2751개에 도달한다. 의외다. 이보다 적을 줄 알았다. 내가 다녀온 엘지문고의 크기만을 염두에 두어서 그런 모양이다.

 

2751개의 책방들

서점의 수가 줄어드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한다. 전자책과 같은 디지털 출판문화의 발전과 편리한 쇼핑이 자리 잡아가고 있기때문이다. 그리고 대형서점의 기획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작은 동네 서점들은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들의 독서력은 줄지 않고 있다. 독서 문화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크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독서인구의 니즈를 채워가고 있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서점에서 묵묵히 일하던 사람들과 젊은 주인장은 지금 어디서 무얼하게되었을까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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