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 칼국수
https://goo.gl/maps/JVmevQGri7KTg6kf8
혜화동에 제법 오래된 식당입니다. 일단 몰골? 이 노포가 맛겠구나! 싶답니다.
후배, 동료와 한번, 그리고 칼국수를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한 번 다녀왔습니다. 노무현대통령이 즐겨 찾으셨다는 후배(대학로에 살고 있는)의 소개로 괜히 더 끌리는 곳입니다. 가게에 들어서면 옹색한 입구와 어설픈 시멘트 계단에 신발을 벗고 들어갑니다. 실내에는 특유의 꼬릿 한 냄새가 진동하는데 이는 국물재료 때문입니다. 칼국수국물이 바지락이나 멸치가 아니고 양지국물입니다. 주메뉴가 칼국수, 녹두전(광장시장에서만 큼 맛있지 않았습니다, 제겐. 조금 뻣뻣한 느낌이었거든요. 이미 배부른 뒤에 추가로 시켜서인가? ), 그리고 문어숙회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메뉴판을 상세히 읽지 않고 칼국수와 생선튀김을 먹을 요량이어서 기억이 되지 않습니다.
칼국수와 생선튀김의 조합이 가장 인기있어 보입니다. 생선튀김이 정말 맛있습니다. 속살이 실하고 튀김옷이 아주 바삭합니다.
어머니께서는 옹색한 좌석이나 입구, 윤기없어보이는 밑반찬-김치와 부추무생채-, 그리고 맛있어도 가격이 터무니없다는 생선튀김을 혹평하셨습니다. 양지 국물도 다른 유명칼국수집에 비해 차이가 적고 바지락보다 시원하지도 않고 전체적으로 마땅하게 생각지 않으시는 것 같아 당황스러웠습니다.
"칼국수는 컽절이가 제대로 여야 하는데!"를 두 번은 말씀하신 걸로 보아 영, 탐탁지 않은 신 게 분명합니다.
이 집의 김치는 다른 여느집의 막 무쳐낸 윤기 흐르는 겉절이와 다릅니다. 호불호가 있을 맛입니다. 어딘가 당기는 쿰쿰한 맛이 특이합니다. 하여튼 매우 다릅니다만, 양지국물의 꼬리꼬리한 칼국수와는 제법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의 감각적 주관은 분명하십니다. 설악산 켄싱턴호텔도 혹평하신 우리 어머니, "너무 낡았다." ㅎㅎㅎ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젊은 저도 가게안의 좁은 통로에서 다른 손님과 비껴서며 신발을 구겨신은 것은 다소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이집 한 번은 갈 만하다 저는 생각합니다. 노무현대통령을 생각하고, 양지국물의 소고기 꼬릿한 냄새를 즐겨보고 바삭하고 실한 생선튀김을 조리된 간장에 찍어 즐기고 노포라는 감성에 불편한 양반다리를 참아보고, 항상 만원인 이유를 생각해 보고, 대학로라는 젊음의 거리를 걸어보고, 마로니에 공원에서 볕을 쬐고!
시내에 볼 일을 보러가던 중 버스정류장 쪽에서 보이는 가게의 일부를 보며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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