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 추천영화, '딸에 대하여' -위로가 필요한 우리에 관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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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애 배우

 

최근에 '폭삭 속았수다'를 통해 그리고 '라디오스타'를 통해 오민애 배우에게 관심이 가던 터에 찾은 영화인데 참 좋았습니다. 진짜 좋고 잘 만들어졌으며 깊은 주제의식을 가진 영화이고 요즘의 세상에 필요한 서로의 이해에 관한 영화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아는 이에게 모두 추천할 것입니다. 영화는 김혜진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고 합니다. 오민애 배우가 엄마로 주연확얄합니다. 연기 잘하고 참 어울리는 역할이엇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공부하고 배우려는 열정에서 그녀가 잠재력이 큰 배우라는 생각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라디오스타를 보니 춤까지 잘 추시더군요.

 

 

 

지난주 금요일 요란한 비에 이어, 어제 토요일 아침은 더욱 드라마틱하게 느껴졌습니다. 좋은 날씨와 아쉬운 5월을 붙잡기 위해 딸 둘이 만나는 자리에 깜짝 등장할 생각으로 버스를 탔습니다. 먼저 맛본, 솥밥집(담솥 안국점)을 찾아 안국역으로 갔습니다. ( 그 가게의 맛은 정말 보장하는데 입구주변 테크위의 쓰레기통과 대걸레 좀 치워줬으면 하는 충정의 마음이 있습니다. 너무 바빠, 감당이 안되는 모양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너무 많아 글로벌 서울을 실감했습니다.

담솥 가지덮밥

맛은 정말 보장합니다. 질리도록 또 갈겁니다. ㅎㅎㅎ 먹어본 것은 가지, 우삼겹, 마늘쫑, 두부&짱아찌, 전복이었는데 가지가 제일 맛있다는게 저희 모두의 동감이었습니다. 

 

글로벌 서울

 

들은 바에 의하면 지난 4월 서울에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수가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고 알려집니다.  서울 변두리 동네까지 정말 예전과는 다른 외국인들의 출현들을 봅니다. 송현광장이 새롭게 단장하며 뒷부분의 인왕산이 배경이 되어주니 정말 아릅답습니다. 그러고 보니 세계의 유명 도시들 파리, 뉴욕, 워싱턴,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런던, 로마, 그어디에도 이처럼 산이 가까운 큰 도시는 없엇던 것 같습니다.

 

식구들이 좋아하는 광화문 일대의 도심지는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확히 하지 않아도 좋은,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서울 지역입니다. 아이들을 기다리며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여행객인양 사진도 찍어보았습니다. 딸들을 만나 제 취향대로 음식을 즐겼습니다. 식당에도 이곳 저곳이 외국인들이 있어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며칠전부터 세계 여기저기를 가늠하며 여행계획을 세우는 중이라 더 들뜨는 기분이었습니다. 

 

광화문일대는 농산물 축제부스와 태권도 공연으로 소란하며 활기찼습니다. 공짜 음식을 맛보고 발길 닿는 대로 이곳 저곳 기웃거리다 천고가 매우 높은 카페에 들어서 한참을 쉬었습니다. 카페안이 밖의 공연장만큼 사람들의 소리로 시끄러워 대화가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표정은 함께 주말을 즐기는 행복한 표정으로 가득해보여 좋았습니다. 세종문화회관 뒷편 M씨어터쪽으로 들어서니 훨씬 조용해 음료를 들고 나 앉을 것을! 후회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 미아역을 지나치고 차가 신호에 정차했을 때였습니다. 확성기에 실린 여성의 목소리에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니 꽤 많은 여성들 그리고 몇몇의 남성들이 도로에 앉아 시위집회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여성의 목소리는 격앙되 떨리고 있었습니다. "더 이상 여성혐오, 여성만을 타겟으로하는 범죄를 눈감고 있어서는 안됩니다."

흔들리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간절함과 분노가 섞여있어 내 마음이 심란했습니다. 저녁을 준비하고 먹으며 어떤 내용의 집회였는지 궁금해하던 생각을 잊어버렸습니다. 

 

저녁 식사 후 영화 한편을 보고 자려 마음 먹었습니다. 얼마전부터 눈여겨보던 영화, '딸에 대하여'를 선택했습니다. 

원작이 김혜진 작가의 소설이라고 합니다. '오늘의 작가상' 등 수상집들을 통 그녀의 소설들을 이미 여러편 읽었는데 기억이 없습니다. 엄마역을 맡은 오민애 배우가 최근 관심이 많이 가는 터라 선택했는데 여러모로 울림이 컸었습니다.

 

나무위키

 

성정체성

최근의 여러 소설 수상집들을 읽다보면, 그중에 한두 편은 '성청체성'에 관한 것이기 쉽습니다. 얼마전 연대에 지인의 결혼식에 갔다가 두 여대생의 인상적인 성 정체성의 외양과 행동들을 보고 소설속에 들어선 기분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과학자들의 말과 다큐를 통해 우리가 아는 기존의 남녀외에 또다른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상당히 존재함 모르지 않지만 아직도 낯선 것이 사실입니다. 

 

https://lessmore.tistory.com/584

 

넷플, '대도시의 사랑 법' 강추 - 박상영 작가와 퀴어영화 및 성 정체성

지난해 영화제에서 신인남자배우상을 거머쥐게 한 작품으로, 박상영작가의 소설을 영화화한 '대도시의 사랑법'이 넷플에 공개되었습니다. 노상현배우의 진면목이 보이고 김고은의 저력을 다시

lessmore.tistory.com

대도시의 사랑법과 박상영작가의 글을 통해 퀴어영화뿐 아니라 다양한 성 정체성에 대해 알아본 적이 있었습니다.

 

영화는 정말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주고 있었습니다. 

집 한 채 외엔 현금이 없어 노동을 통해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야하는 60대 여자

많이 배운 것때문에 교수로 불리지만 불안정한 직업의 젊은 시간강사

동성애자로서 사회의 인정뿐 아니라 가족에게 배척받아야하는 딸들

부모의 뒷돈없인 독립하기 어려운 젊은 세대

길어진 수명으로 우후죽순 늘어나는 요양보호시설

이윤을 우선으로하는 요양시설의 야박한 경영

안온한 얼굴뒤에 금전적 이해만을 위한 다양한 재단 관계자들

요양보호사로서의 고단한 노동과 여성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담합

단순 노동시장에 불필요한 대학졸업증명서

실제 이름대신 유희적이거 낭만의 이름을 선택하는 젊은이들

무연고로 죽어가는 노인들

치매노인을 대하는 요양보호시설의 현실

 

등등 말입니다. 사회가 다면화될 수록 문제도 더 많아지고 정보도 쏟아지니 마음이 더 심란하게 되는 부작용이 따릅니다.

 

수많은 사회적 현실을 함축한 아주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마음이 무거워도, 보여줄 것을 보여주고 그 험한 현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지막 장면이 참 좋았습니다. 

레인과 그린을 응원하거나 공감해서라기보다 같은 인간으로 서로의 힘이 되어주어야하는 현실, 가족이란 이름이 바꾸어야할 시간이 도래함을 느낍니다. 새로운 세상은 기계발달로 인한 변화를 통한 것 뿐 아니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관계속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야 어제의 가사를 검색해보고 버스에서 엿보았던 그들의 집회가 무엇이었는지 알게되면서 영화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영화속에서는 대학강사인 딸이 동성애자 인것이 들어나 대학으로부터 파면결정을 통보받은 딸의 선배를 보고 그들 일부는 대학에 맞서 시위를 합니다. 소수이기때문에 핍박받는 현실에 아주 소수의 인원이 시위를 하고 다치고 인터뷰를 하며 맞섭니다. 어제 시위는 강남역 여성 묻지마살해와 미아 마트 사건등 여성혐오범죄에 대해 관련단체들이 모였던 것으로 보도었습니다. 아침에 기사로 확인해보았습니다.

 

누군가는 맞서고 누군가는 이름을 바꾼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디에선가 치매 노인을 돌보는 나이든 요양보호사가 핏기없는 얼굴로 그들을 부축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힘겨운 노동에 오민애처럼 한결같은 정성을 다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해가 가고도 남습니다.

 

우리 모두가 마지막 장례식장에 모여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젊은이들과 같이 서로에게 위로와 연대가 되어주기를! 고단한 등을 보이고 누운 오민애처럼, 그린과 레인을 받아들여 함께 장례를 치루는 과정을 함께하며 얻게된 희미한 미소가 유지되기를! 작고 작은 변화로 현실의 그녀들이나 시위에 참여한 모두 모두가 조금씩 위로받고 기대하는 오늘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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