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어떤 인생 - 빌 나이의 '어른들을 위한 영화'

반응형

넷플릭스의 좋은 영화 '리빙 어떤 인생'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일단 중간이름을 완전히 생략하고 '빌 나이'로 우리에게 알려진 영국의 중년 배우가 주연입니다.

 

나무위키 대표 이미지

 

 

이 배우가 나온다면 믿고 볼만하겠습니다. 중후하고 지적이지요. 우리에게는 어바웃 타임으로 가장 유명할 거라 생각됩니다. 지적이고 좋은 아버지의 모습이 이 영화에서도 잘 그려집니다.

 

이영화가 얼마나 호평을 받았는 지는 소개영상에 뜨는 각종 수상에서 나타납니다.

 

 

이영화에 대한 그와의 인터뷰도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abrcHYmuec

 

영화를 통해 알게 된 것과 감상평

일단 이영화가 일본영화를 리메이크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일본계 영국인인 가즈오 이시구로는 유럽의 현존하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로서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입니다.

그 분의 소설중엔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을 알고는 있으나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는 노벨문학상(2017년)과 부커상(1989)을 수상한 사람입니다.

 

여하튼,가즈오 이시구로가 도쿄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 '이키루-살다'가 원작이었다고 합니다. 

 

이영화에 나오는 주연배우 빌 나이는 정말 딱 이 영화에 찰떡같이 어울립니다. 쏙 빼입은 정장과 웃음기 없는 건조한 얼굴이 죽음선고를 받은 중년의 남자에 이보다 적합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1950년데 런던을 배경으로한 영화에서 고전이 갖추는 아름다움이 영화에서 잘 보여집니다. 갖추어 입은 옷과 격식을 갖춘 몸짓과 차분하고 돌려 말하는 언어습관, 런던의 오래 전 모습들과 관료들의 움직임이 그 시절의 런던을 회상하기에 참 적절합니다.

 

죽음을 앞두고 25년 혼자 키워낸 아들과 며느리를 먼저 생각하는 아버지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군소리없이 빈말없이 해내는 시청 공무원으로, 주변의 사람들을 고려하고 담담히 죽음을 맞이하는 빌 나이의 모습에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그리고 어린시절을 반추하고 추억하여 어린이를 위한 공원을 만드는 일에 남은 모든 에너지를 쏟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정갈한 검은 옷차림의 장례식문화도 꽤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그즈음 런던을 걷고 체험하는 기분이 듭니다.

 

요즘같이 인간의 죽음을 극적으로 처리하는 잔인한 영화가 주를 이루는 때 진짜로 죽음을 앞두고 어떻게 생을 정리해야할 지 한 번쯤 생각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빌 나이' 가까운 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라 마지못해 나도 좋다고는 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 푸욱 빠져들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배우에 제레미 아이언스도 다니엘 데이 루이스도 제쳐두고 빌 나이 한 번 손꼽아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무위키

 

죽음의 종류 세가지 및 삶의 의미

프랑스 철학자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Vladimir Jankélévitch)가 죽음을 세 가지 종류로 구분했습니다.

 

첫째, 제 3자의 죽음입니다. 나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그 또는 그녀 혹은 그들의 죽음입니다. 내 마음이 온전하게 움직이는 적이 드물겠지요. 특별한 관계가 없는 사람들의 죽음을 일컫습니다.

 

둘째,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너의 죽음

사랑하는 사람, 가족이나 배우자 친구등의 죽음입니다. 우리가 죽음의 두려움과 슬픔을 체험하게하는 죽음의 경우입니다. 이 경우 우리는 살아서의 죽음을 간접 체험하게 됩니다. 마음이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살아도 산 것이 아니다'란 표현을 합니다.

 

셋째, 나의 죽음

나의 죽음은 남겨진 자들에게 두번째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만 기능할 뿐 나란 존재는 아무 의식이 없으니 체험하기 힘듭니다. 

 

이로써 우리가 산 동안 체험할 수 있는 죽음이라면 두번째 죽음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빌 나이의 죽음은 그의 죽음일 수 있음에도 두번째 죽음과 같은 많은 감정을 여러 사람, 가족과 동료들에게 남깁니다.

 

사람의 죽음앞에선 이러한 의미가 있어야 제대로 산 것이라 생각되게 하는 그런 영화인 것 같습니다.

죽음으로서 그의 삶이 증명된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