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드런스 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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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영화로 12월에 넷플에 올라온 아주 좋은 영화를 보았습니다.
 
칠드런스 트레인입니다.
아이들을 태운 기차란 무엇일까 하고 포스터를 보니 뭔가 애잔한 모성이 느껴지는 포스터를 보고 바로 보기로 했습니다.
 
 
한마디로 참 좋은 영화입니다. 1940년대 전쟁 때문에 고통을 받았던 여자와 아이들에게 바치는 헌사와 같은 영화입니다. 당시 이탈리아 남부사람들의 고통을 주인공과 그의 엄마 그리고 이웃들을 통해 들여다보게 됩니다. 
 
1940년대 시칠리아는 제2차 세계대전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연합군이 시칠리아를 점령했고, 전후에는 본토와의 역사적, 문화적 차이를 인정받아 자치주가 되었습니다. 이 시기, 시칠리아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작품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니 아이들을 태운 기차가 실제로 있었는 지(유사한 정책이나 프로그램)는 더 알아보고 싶습니다. 작가의 상상인지, 실제로 단초가 될만한 그런 역사적 사건들이 있었는지 말입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많은 시칠리아 인들이 가난을 피해 미국이나 아르헨티나 등지로 이민을 갔다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1940년대에 시칠리아는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영화속에서도 남자주인공의 아버지는 미국으로 돈 벌러 갔다고 나오나 생사여부는 밝혀지지 않습니다. 극심한 가난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바이올린(북쪽의 위탁가정에서 선물로 받고 재능을 인정받아 아끼는 선물)을 전당포에 맡기고 몇 달 만에 돌아온 아들을 구두수선공으로 돈벌이를 시키는 엄마의 매정한 모습이 당시 시칠리아의 가난한 가정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영화의 스틸 컷으로 신발조차 신지 못하는 아이의 모습이 당시 상황을 잘 그려줍니다.

 
지금도 남북이 한나라인가 의심될 정도로 이탈리아의 남북격차가 큰 것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전쟁상황이라면 더욱 그 차이의 고통이 컷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탈리아의 남북 경제차이

 
1940년대 이탈리아의 남북 경제적 차이와 역사적 갈등은 오랜 역사적 배경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역사적 배경
남부 이탈리아는 오랜 기간 외세의 지배를 받았으며, 특히 스페인의 지배 하에서 농업 중심의 전근대적 경제 구조가 고착화되었습니다. 반면 북부는 산업화와 상업 발전이 일찍부터 이루어졌습니다.
 
경제적 차이
1940년대 이탈리아의 남북 격차는 매우 컸습니다.
북부는 산업화된 지역으로, 밀라노, 토리노, 제노아를 중심으로 한 산업 삼각지대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반면 남부는 여전히 농업 중심의 봉건적 경제 구조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1945년 무렵 공업화된 북서부와 농업 중심의 남부는 1인당 GDP에서 약 2배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1940년대 후반 마셜 플랜 실시 이후 이 격차는 2.5배 이상으로 더욱 벌어졌습니다.
 
시대적 배경
제2차 세계대전의 영향: 이탈리아는 1940년부터 1943년까지 추축국(이탈리아, 독일, 일본)으로 참전했다가 연합국으로 전환했으며, 전쟁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전후 혼란을 보면 1946년 당시 이탈리아는 수많은 인명피해, 난민 발생, 전염병, 굶주림 등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게다가 남부 지역에서는 마피아와 같은 범죄 조직이 강력하게 존재하여 정치적 불안정과 경제적 발전을 저해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남북 격차와 갈등은 이탈리아 정부가 1950년부터 '카사 델 메조지오르노'라는 남부 경제 지원책을 도입하게 된 배경이 되었습니다.
 
카사 델 메조지오르노(Cassa del Mezzogiorno)는 1950년 이탈리아 정부가 도입한 남부 경제 지원 정책입니다. 이 정책의 주요 목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남부 이탈리아의 경제 발전 촉진
2. 북부와 남부 간의 경제적 격차 해소
3. 산업화 및 인프라 개선을 통한 지역 발전
이 정책은 남부 지역에 대한 투자, 인프라 구축, 산업 육성 등을 통해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했습니다. 카사 델 메조지오르노는 약 40년간 지속되었으나, 그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고 합니다. 일부 경제 발전을 이루었지만, 근본적인 남북 격차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연합군의 점령과 전쟁의 휴유증으로 극심한 가난을 경험한 시칠리아가 배경입니다. 이 영화 속에서 이탈리아의 북쪽 지역은 마치 다른 나라처럼 보일 만큼 차이가 큽니다. 가난한 시칠리아의 어린이들을 자발적으로 위탁받아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 영양을 공급하고 학교를 보내 교육을 시키는 등의 은혜를 베풉니다.
정말 이와 유사한 일(트레인에 단체로 데려다 위탁가정에 맡기는)이 있었던 건지 한두 가정의 친척등과 같은 혈연으로 은혜를 베푼 일을 작가가 확대하여 상상하고 글을 쓴 건지 참 궁금합니다.
 
이영화는 이런 이탈리아의 1940년대를 배경으로 가난한 시칠리아의 어린이가 체험한 친모와 위탁모의 두 엄마의 사랑에 대한 영화입니다. 초반 주인공은 중년 남자로 바이올린연주자로 유명한 사람으로 등장합니다. 무대에 오르기 전 친엄마의 사망소식을 전해 듣고 충격 속에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어린 시절로 화면이 바뀝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주인공의 어린 시절이 펼쳐지며 영화가 시작됩니다.
뒤숭숭한 소문속에 기차에 오르는 아이들이 자신의 형제자매에게 주려고 얻어입은 코트를 창밖으로 던질 때 눈물 한 번 쏟아야합니다, 기차는 낭만적이기만 해서 더욱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앙상하게 마른 주인공 소년은 위탁가정에서 미혼인 새엄마와 지내며 가난의 때를 벗고 음악적 재능도 발견합니다. 엄마에게 돌아갈 날을 밭의 작물이 싹이 트고 익어 노랗게 변하는 시간을 이겨내는 아이가 사랑스럽습니다. 드디어 주인공이 친모에게 다시 돌아가지만 그녀는 더욱 매몰차게 대하고 바이올린을 없애버립니다. 아이에게는 구두수선공일을 하게 하며 돈벌이를 시킵니다.
아이는 친모의 야멸참에 분노하고  혼자 기차에 올라 위탁모에게 돌아갑니다. 그것이 친엄마와의 마지막이 되고 바이올린 연주자가 된 후 친모의 사망소식이 전달됩니다. 
 
몇 번 눈물을 훔치며 영화를 보게됩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에는 

 

                                             전쟁으로 고통받은 여자와 어린이에게 바칩니다.

 
매몰차기만 한 엄마의 사랑을 엄마가 죽은 뒤 남겨진 편지를 통해 알게 되고 오열하는 영화입니다. 가진 게 너무 적어 힘든 엄마의 사랑은 소년이 생각한 것과는 다른 방법이었던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눈물을 훔쳐내야 하는 아주 좋은 영화입니다.
그 가난 속,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골목은 낭만적으로도 보이니 유럽 사대주의일까요?
 
 
다음을 통한 검색으로 개요를 알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음캡쳐

 
 

두 엄마의 포스터를 넷플릭스에서 캡처해 보았습니다.

 

시칠리아의 생물학적 엄마

 
 

이탈리아 북부의 위탁가정 엄마

 
 
 
 

일단 영화를 만든 감독이 여자분이십니다.  섬세하게 잘 그려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인공역의 소년은 경력에 딱 한 작품이라는데 이 영화가 처음이라면 어쩜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걸까요? 
주인공 역이 정말 감동입니다. 감독의 혜안이 빛이 납니다.
타고난 마른 신체와 달고 닳은 런닝차림의 아이가 시칠리아 가난을 상징적으로 표현해 줍니다. 연말의 선물 같은 영화입니다.
 
아주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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