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더 숲에서 영화 '룸 넥스트 도어'를 보고 점심으로 탕을 먹은 후 찻집을 찾다가 평소 궁금해했던 창동역 주변, 노원 세무서 앞의 찻집으로 들어갔다.
더 쌍화? 이름이 뭐지 싶다.
쌍화차가 우리 고유의 한방 차인 것에 비해 영어의 정관사 더를 붙인 이름이 매우 특이한 느낌을 준다.
입구의 핑크색 도배도 특이하다. 내부도 요즘의 커피집과는 다르게 낡고 오래된 감성의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입구의 핑크색 벽과 문은 이전의 가게를 그냥 놔둔 것인지 알았는데 여러 지점의 사진을 보니 원래가 핵심키워드로 작용하는 메인 색이었다.
쌍화차와 핫핑크라! 뭔가 언발란스한데 재미도 있다. 그리고 광고며 메뉴안내판을 보니 여기저기에 핫핑크색이 이용되고 있다.
벽에 붙은 안내를 보니 규모가 있는 체인 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는 찻집 중 하나다. 창동점은 직영점이로구나! 알아보고 자리에 앉아 메뉴를 찾는다. 가장 기본인 쌍화차의 가격은 7000원이다. 우리는 특자를 붙인 가장 먼저소개되어 있는 쌍화차를 주문했다.
알고 보니 이 찻집은 직영점 중 하나이고 우리나라 전역에 가맹점이 있으며 심지어 해외에도 있는 꽤 큰 규모의 사업체게이다.
호기심이 일어 찾아본 것은 이 사업이 시작된 연유를 알려주는 사이트! 가 있었다. 들어가 보았다.
아! 한의사들과 관련되어 시작된 사업이었고 역사가 꽤 오래되었다. 우리나라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초창기 즈음 되는 1967년도에 잉태되었다고 하니! ㅎㅎ 잘 찾아들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벽이며 주방 쪽엔 한의원에서나 볼법한 약방가구들이 즐비하고 상품으로 나온 차세트 박스들이 쌓여있다. 조금 정리가 되고 가구들이나 인테리어가 통일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어수선함까지 하나의 컨셉인듯하게 어울리는 느낌도 없지는 않다.
주방이 작다 싶은데 이미 끓여서 봉투에 담긴 차를 꺼내 뎁혀진 찻잔에 따라 주는 형태이다. 커피와 같은 일반 차들도 판매한다. 이를 위해 커피머신이 있기는 한데 주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우리의 전통차를 마시는 것으로 보인다. 거의 70대 어른들이 있고 한 테이블에만 40대 남자들도 있다.
잠시 후 내온 차세트가 매우 인상적이라 감탄했다.
봉황이 그려진 검은 찻잔뿐 아니라 함께 내온 장뇌삼과 과일 그리고 말린 무화과등이 감동을 준다.
차는 진하고 맛있는 보약이었다. 인테리어가 취향도 아니고, 7000원 찻값이 적지는 않지만 최근의 커피가격을 생각하면 들러봐도 좋을 보약 한잔의 집이었다.
단지 가구만 좀! 통일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만약 인테리어를 과감히 멋지게! 투자해 본다면 젊은이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일 찻집일 것이다.
핑크색을 빼고 우리식 전통의 미를 조금 더 수준 있게 꾸며준다면! 하는 아쉬움이 일었다.
차맛은 진짜 좋았다. 다시 갈 것이다. 따뜻한 쌍화차나 대추차가 그리운 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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