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라이브즈 관람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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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회 아카데미가 곧 열린다.  미국에서 10일, 우리 시간으로는 11일, 세계로 방송될 이번 시상식에 
작품상과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된 셀린 송 감독의 데뷔작이다. 
 
작년 내내 미국 영화 관련 매체에서 최고의 영화로 손꼽혔으며 영국의 아카데미라는 상에서는 남자주연배우 유태오가 후보로도 올랐던 영화이다.
아쉽게도 19일 새벽에 열린 77회 영국아카데미시상식에서 ‘패스트 라이브즈’는 각본상, 남우주연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의 영예는 안지 못했다. 배우 유태오는 한국 남자배우 가운데 처음 배우상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탈락했다. 
후보로 오른 것만으로도 꽤 성과가 있다고 보아야한다. 이전에 미나리에 윤여정이  여우주연상을 받았는데 유태오까지 받았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나 마는!

 

소감 -인상적인 연출

 

1. 영화의 시작 부분이 매우 영리하다.
 
이미 대강의 줄거리를 제목과 뉴스보도 등의 짧은 영상을 통해 알고는 있었다. 그래서 이들의 사연을 어떻게 전개시킬지 매우 궁금햇다. 안타까운 사랑얘기는 아주 뻔하기 때문이다.
첫 화면, 주인공 유태오와 그레타 리 그리고 그레타 리의 남편 아서를 하나의 화면에 두고 그들의 관계를 짐작하는 다른 테이블의 사람들의 대화로 풀어가다니!


그리고 고개를 정면을 향해 관객을 바라보는 듯한 그레타 리의 또릿하고 매력적인 눈!
 
감독의 명석함에 놀라움을 갖게된다. ( 그녀가 직접 극본을 쓴 이영화은 셀린 송의 데뷔작이자 . 첫 작으로 작품상과 극본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니 참 대단한 감독이다)
 
2. 세월을 나열하며 전생과 인연을 설명한다.
 
그들은 긴 시간 차를 두고 재회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12년 그리고 다시 12년!
그 간격을 통해 이 영화의 기본적인 테마인 전생을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침묵(말이 필요 없는 관계에서 나오는 짧은 한 마디)과  표정
 
아, 너다! (한국에서의 거주기간보다 타국에서 더 긴 세월을 보낸 여자의 색다른 발음이 인상적이다.) 
너구나! 라고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너다! 너구나! 의 뉘앙스가 다를까 싶어 혼자 소리 내어 보았다.
노라(한국 이름 나영)의 성격을 생각하면 '너다'쪽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엇다.
다른 여러 말이 필요없이 그저 만남만으로 벅찬 그 말 "아, 너다!"가 매우 인상적이다.
 
4. 인연에 대한 설명
 
노라가 아서와 다른 서양인들과 테이블에 둘러앉아 인연을 설명하는 신은 이 영화를 보는 전 세계의 많은 관람객을 위한 배려인 것 같다.
 
5. 아서가 밉지 않다. 
 
애틋한 그 둘에게 아서는 두 사람의 인연을 방해하는 존재일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 바에서 등까지 돌리고 아서가 혼자인 것 같을 때는 측은하기까지 하다. 해성(유태오)과 노라(그레타 리)의 인연에 끼어든 사람으로 느껴지는 노라의 남편( 존 마가로)의 존재가 밉지 않다.
그도 하나의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고야만다.

그래서 패스트 라이브즈 (라이프가 아니네)인가? 전생들 혹은 인연들!
 
6. 마지막 장면도 첫 장면만큼 매우 인상적이다.
 
두 남녀가 이별을 앞두고 택시를 기다리며 마주한 그 짧은 시간과 침묵! 침묵 속에 얼마나 많은 말들이 오고 가는지 느껴질 만큼 인상적이다. 그들의 호흡이나 체온이 느껴진다고 생각한 것은 내 옷이 더웠던 듯!
 
7. 참 잘한 캐스팅이다.
 
감독의 말에 의하면 두 주인공이 과거에 얽혀 있어 얼굴에 어린아이의 모습이 어려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어 두 남녀 배우가 적합했다고 한다. 유태오는 눈빛이 많은 것을 말하고 그레타 리는 너무 매력적이며 존 마가로는 선하고 지적으로 느껴진다.
 

티켓부스에서 찍은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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