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이름을 소리 내어 말할 때 여자들은 낄낄대며 웃음을 참았다. 저도 모르게 좋아서 웃는 여자들의 웃음 속에 은광은 돌연간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했다.
"그 팔뚝, 다들 봤어?"
"대단하더만! 그 나이에!" 하다가도 "야야야, 여기서 세워줘"하는 한 여자의 다급한 목소리에 은광은 잠시 사라지기도 하고 한 동안 잊힌 듯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은광은 어느 날 불현듯 여자들에게 소환되곤 했다.
은광이 주기적으로 여자들의 화제에 오르내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한 가지였다. 은광의 집 옆에 시골집을 마련한 기숙의 모임에 입담 좋기로 유명한 정미가 은광의 실물을 보았기 때문이다. 은광의 이름이 그들 여자들 모임에 구체적으로 등장한 것도 정미가 은광을 보고 난 주말 직후부터였다. 그 이전까지 이웃으로만 표현되던 그 사람은 이제, 은광이 되었다.
이름을 가진 남자는 마침내 그들 모두가 아는 사람처럼 생생하게 살아 움직였다.

계속→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은광-이름을 가진 남자-(단편소설) 3 (0) | 2026.08.13 |
|---|---|
| 은광-이름을 가진 남자-(단편소설) 2 (0) | 2026.08.12 |
| 뱀과 아파트 -1505호, 고윤희 (단편소설) 마지막 (0) | 2026.08.10 |
| 뱀과 아파트 -1505호, 고윤희 (단편소설) 7 (0) | 2026.08.09 |
| 뱀과 아파트 -1505호, 고윤희 (단편소설) 6 (0) | 2026.08.0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