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다락’에서 나온 두 사람은 관리사무실에 들러 관리소장을 찾았다. 철문을 열자 복사기 앞에 서 있던 경리여자가 둘에게 목례를 했다.
“소장님 자리에 안 계시네, 어디 외부에 계신가?”
“아아, 그 뱀 때문에, 지금 막 통장님하고 같이 나가셨어요?”
단지대표와 105동 대표가 눈이 휘둥그레지며 정지된 동작으로 물었다.
“뱀? 우리 단지에 뱀이 나왔어요?”
단지의 기계설비를 맡고 있던 작업복 차림의 남자가 인스턴트커피를 붓고 휘젓더니 돌아서며 웃음을 참는 표정으로 말했다.
“대표님, 아직 못 들으셨나 보네. 통장님이 얼마 전부터 그 뱀 키우는 백인 남자 퇴거시켜야 한다고, 관리실에 여러 번 오셨었어요.”
“백인 남자? 우리 동에 사는 백인 남자를 왜? 그 남자가 뱀을 키워요?”
105동 대표가 턱을 떨구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디서?” 단지대표가 뒤따라 물었다.
“집에서요.”남자가 커피가 든 종이컵을 입에다 대다 말고 시큰둥하게 말했다.
“어머머머!” 105동 동대표가 비명을 지르며 제 발을 동동 굴렀다. 밖의 차단기 앞 사무실에 있던 경비 남자가 철문을 열고 무슨 일인가 들여다보았다. 잠시 후 커피를 들고나간 남자와 경비가 히죽거리며 웃는 얼굴이 복도 거울에 비쳤다.
어머, 어머! 를 멈추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는 105동 대표와 달리 단지대표는 큰 숨을 몰아쉬고 침착하게 물었다.
“통장도 자기 동에 사는데 자기는 전혀 모르고 있었네. 아니 무슨 그런 경우가 있어? 동대표나 나하고도 먼저 상의하는 거 아닌가?”
서류를 철하던 경리 여자가 말없이 책상에 앉아 눈을 내리깔았다.
“그럼, 그 집으로 찾아가셨단 거예요? 둘이?” 어머머를 뚝 그친 105동 동대표가 경리 여자에게 물었다.
“뱀이 집에 풀려 있다면 배수관 타고 움직일 수도 있다고. 뭐, 그런 말씀하시다 일단 나가보자고 하시던데요.”
나가서 그들을 찾아보자 재촉하는 105동 대표가 철문을 열자 뒤따라 나오려던 단지대표가 몸을 돌려 경리 여자에게 말했다.
“여기 식구들은 뱀이 있다 없다,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았겠지? ”
모니터를 보던 여자가 건성으로 네네,라고 응수하고, 책상 밑으로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제 얼굴을 감췄다.
닫힌 문을 확인한 단지 대표가 105동 동대표에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관리사무실 사람들 죄다 여기 안 살아. 입단속 시켜야 해. 소문나면 우리만 곤란하지.”
“그러네요, 역시 다르시네요.” 105동 대표가 두 손을 모으며 단지 대표를 올려다봤다.
다음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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