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트 파파

몽마르트르 파파

극장에 서 들고온 포스터가 어디갔더라?

미술교사 34년을 정년으로 퇴직 후 삶을 시작한 민형식 씨의 파리 길거리 화가데뷔? 에 관한 영화다. 민형식의 아들 민병우 감독이 직접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기록한 다큐영화다.

꿈을 꾸는 것은 자유이고 꿈을 실현하기위한 도전에는 나이제한이 없다고 말해주는 영화!

감독인 아들이 직접 정년후의 아버지 꿈과 계획을 응원해주고 있다는 점, 젊어 주어졌던 기회, 파리 유학 2년을 접게 한 아내의 툴툴거리는 지지도 사랑스러운 참 보기 좋은 가족영화다. 가족애에다 위트가 생활화되어 있어 클클 웃게도 되고, 이웃이나 친지처럼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고 싶은 영화다. 파리에 한달살이 민형식 씨의 파리생활에는 파리의 거리거리들과 미술관이 마치 4K 영상처럼 펼쳐지고 프랑스의 이곳저곳을 담아 그의 예술에 대한 열망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아내의 면박과 투덜거림도 민형식 씨의 위트 있는 대꾸로 가족사랑이 느껴지는 참 보기 편한 영화!!

 

퇴직 후 인생에 대해 아들인 민병우감독이 툭 던져본 질문 " 아버지 이제 뭐 하실 거예요?" "다 계획이 있지" 

민병우 감독이 아버지의 정년 후 2막인생을 직접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질문과 대답!

 

"이제 뭐하실거예요?" 요즘 내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동료들에겐 부러움이 느껴지고, 자식들에겐 염려가 느껴진다. 사회적으로 자리값이 높지 않은 '아줌마'로서의 삶은 우울감도 가져올 수 있다고 걱정이다. 34년간 미술교사로 살아온 민형식 씨에게 그림에 대한 열망처럼 나 또한 스스로 수없이 묻는다. 무얼 하고 살까? 뭐가 내게는 이토록 간절한 열망일까? 무얼 하면 가장 행복할까? 수없이 묻는다.

 

나도 그림그리기, 색을 가지고 놀기를 좋아한다. 별것 아닌 뒷칠판 꾸미기나 오랜동안 업무로 맡았던 행사포스터 만들기는 학교에 머무는 동안 가장 즐거운 시간 중 하나였다. 가끔은 주어진 틀을 확 깨고 찢거나 부수거나 구부려 다른 아름다움을 찾고 싶을 때가 많았다. 한 번은 방학안내 포스터의 종이를 길게 찢고 종이 밖으로 내달리는 사람을 그려 넣었다가 교장님의 제지를 받은 적도 있었는데 참 아쉬웠다.

" 다시, 좀 졈쟎게 해주세요!" 

'그럼 방학하는 기분이 덜 나는데요'

다시 하고 말았다. 

 

걷기! 그것도 좋아한다. 말없이 걷는 게 좋으니 동행이 필요 없다. 혼자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게 좋다. 너무 걸어도 안 좋다고 10여 킬로를 쉬이 걷는 내게 훈수도 많다. 

 

여행! 그것도 좋다. 서울이 좋고 한국이 좋아도 낯선이들에게 물어 물어 찾아가는 여행이 좋다. 짧은 영어를 구사하고 그곳 말을 익히는 것도 좋아한다. 

 

춤! 그것도 좋아한다. 딱히 쟝르가 없는 소위 막춤, 그것도 나를 기분 좋게 하는 것 중의 하나다.

 

뭐 이런 식으로 생각을 정리해가다보면 뭔가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다. 민형식 씨처럼 하나의 강렬한 열망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뭐가 문제일까? 하루하루가 소중한 것을 알고 하루에 충실한 것만으로도 나는 좋다.

퇴직 후 2막인생! 막이 오르면 내가 읊고 내가 움직일 동선은 무엇인지 나도 잘 모르는 지금이 좋다. 뭔가 정해진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태생이라 그런가 보다. 결정된 것에는 흥미가 적다.

그것은 나를 구속할테니 말이다.

 

가급적 내 천성이 하는 대로 놔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