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권하지 않았다면 12세 관람가인 이 영화를 찾아보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냥 그저그렇고 그런 동물과 교감하는 어떤 소녀에 관한 극영화일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고 넘겼을 것이다.
영화의 제목 "미샤와 늑대들(Misha: A Mémoire of the Holocaust Years)" 은 책의 이름이다. 이 책은 Misha Defonseca(본명: Monique de Wael)가 쓴 홀로코스트에 관한 회고록으로, 그녀가 어릴 적 나치 점령 기간에 겪은 경험을 다루고 있다. 2008년에 벨기에에서는 Misha Defonseca에 대한 소송이 진행되었고, 이때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가 과장되었다고 시인했다고 한다.
이영화를 만든 감독은 샘홉킨슨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다. 극본도 본인이 참여한 것 같은데 이 영화 참 잘 만들었다. 이 다큐영화가 매우 영리하며 감동적인 데는 몇 가지 요소가 있는 듯하다.
하나는,
주인공에 해당하는 미샤의 역할이 두명이라는 점이다. 처음엔 저 얼굴이 그 얼굴인가 헛갈리다 알았다. 실체가 밝혀지기 전까지의 미샤는 대역이라고 보인다. 즉 허구 속의 미샤가 따로 있는 것이다.
둘째는 미샤의 허구가 가능했던 것은 무슨 연유인지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샤에게 저작권을 넘기며 패소한 제인(출판사대표)의 돈에 대한 욕구가 어쩌면 이 사단의 출발인지도 모른다고 지적하고 있다.
셋째는 일반인들의 허구에 대한 집착등을 지적하며 보통사람들의 광기 또한 지적하고 있다. 홀로코스트를 겪은 이에게 사실 여부를 의심한다는 것의 심리적 저항감을 놓치지 않는다.
이러저러한 역사의 사실들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과 편견등은 자신들만의 이유로 양립하고 대립하며 이어지는 것 같다.
참 잘 만든 다큐영화다.
미샤의 실체를 밝혀내기에 도움을 주게되었던 미국의 계보학자나 벨기에에 남았는 여러 근거자료를 찾아 나서는 홀로코스트의 실제 희생자 에블린?의 존재도 매우 인상적이다. 이 둘이 하고 있는 계보학이라는 분야의 일들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벨기에에 남아있는 오래전 일반 시민의 기록자료들에 대해서도 큰 인상을 받았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기록들이 제대로 되어있는지 사뭇 궁금하다.
영화가 진행되는 사이 무대를 만든 세트장이 조금씩 변화하고 끝내는 철거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장치도 매우 영리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다큐영화를 알아보자면,
다큐멘터리 영화는 현실을 기반으로 한 창작물로, 사실적인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감독의 시각과 예술적 표현이 결합된 장르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기 위한 몇 가지 일반적인 요건은 다음과 같다
1. 주제선정과 연구
흥미로운 주제를 선택하고 깊은 연구를 수행해야한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극본도 직접햇으니 참으로 놀라운 역량을 지녔다고 생각된다.
2.스크립팅 및 구조
반영화보다 강력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시간에 따른 흐름을 어떻게 구성할지를 주제와 관련하여 심도있게 계획하여야한다.
3. 촬영 및 편집
어느영화에서나 핵심기술이지만 강렬한 시각적 효과로 사실을 영화적으로 묘사하기에 핵심적 요소라고 보아진다.
4. 인터뷰와 증언
다큐영화만의 요소이자 이들의 증언을 어떻게 배치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장치가 된다.
5. 사실적, 공정한 관점
영화지만 다큐는 무엇보다 사실에 근거한다. 그럼으로 주제에 대한 편견이나 왜곡을 피해야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시각을 전해줘야한다.
6. 음악 및 음향효과
감정을 전달하고 이야기를 집중시키기에 알맞은 음악 장치들을 사용한다.
7. 대중과의 소통
다큐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된다. 기본적으로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다시 조명하기에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거나 토의를 유도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감독의 생각과 역량이 어우러져 만들어진다.
참! 잘만든 다큐영화를 보았다. 다큐영화를 좋아하는 친구덕이다. 조금도 지루하지 않은 이 다큐영화 '미샤와 늑대들'을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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