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의 사망
얼마전 미국 디트로이트의 전설적인 싱어송 라이터 로드리게스가 사망하였다(23년 8월 8일 81세로 사망)는 소식을 친구로부터 전해들었다. 물론 친구도 기사를 통해서였지만 우리는 아주 가까운 지인이 죽은 것처럼 안타까워했다. 그의 놀라운 인생을 담은 영화 서칭 포 슈가맨을 보고 그 가슴 뭉클한 그의 인생과 좋은 음악에 흠뻑 빠져 있을 즈음 어느 방송에서 '슈가맨'이라는 프로그램을 신설햇었다.
지나간 옛가수들을 소환하여 그들의 황금기 노래로 대결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양준일이라는 가수가 혜성처럼 재등장하여 로드리게스에 비유된 적이 있다.
중얼거리듯 부르는 그의 노래는 한 편의 시와 같고 그의 인생 역정은 매우 소설적이다.
그를 상징하는 몇가지 사실들을 요약해보면
1. 이주한 히스패닉계 가난한 가정에서 6번쨰 아들로 태어나(식스토는 그래서 붙여진)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
2. 당대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가 발굴, 기대를 안고 음반제작하지만 고작 6장 (가족 및 관계자가 구입)이 팔림
3. 6장 중 하나를 들고 남자친구를 만나기위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건너간 소녀에 의해 음반 이동
4. 음반 전체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정치적으로 암울한 사회에 슈가맨이라는 곡이 대항의 주제가로 떠오름
(노래가사에 자유를 상기하도록 정치적인 소신없는 현상을 암울하게 비판하는 가사가 있어 반체제의 블루스라고 불리며 남아프리카의 정치적 억압에 동요됨)
5. 비틀즈와 롤링스톤즈를 능가하는 인기덕에 로드리게스에 대한 소문만 무성하였으나 점차 이십여년 시간이 흘러 지미핸드릭스처럼 이미 죽은 사람일 것으로 여겨짐
6. 로드리게스의 팬인 음악 중고거래인과 음악평론가가 힘을 합쳐 그의 죽음에 대한 진상(권총 자살인지 분신인지)을 알아내고자 의기투합하며 나서기 시작
7. 단지, 로드리게스 노래가사에 실린 디트로이트의 작은동네 지명 하나로 그 지역의 음악 프로듀서와 컨택을 하게되며 일용직으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로드리게스를 찾게됨
"그가 어떻게 죽게 된거야?"
"뭐? 그사람 아직 살아있는데, 막노동을 하며"
이렇게 전개되는 다큐형식의 서칭 포 슈가맨이란 영화는 참 잘만들어졌다. 살아있는 그를 남아프리카에 초대하고(태어나 56년만에 처음으로 하는) 커다란 대형 공연장을 메운 사람들은 눈물로 소리친다.
서칭 포 슈가맨
실로 놀라운 사람이며 감동적인 다큐 영화다.
그가 비행기에서 내려 걸어가는 해질녘 모습과 목이 굽은 나이든 로드리게스의 장면은 놀랍게 미학적이다.
로드리게스의 음악 자체가 매우 놀라워서 일부 평론가들은 밥딜런을 능가한다고 평한다.
이런 좋은 영화는 주기적으로 재개봉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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